국채보상운동 속 숨겨진 의인
(義人)

국채보상운동 속 숨겨진 의인(義人), 그들의 이야기를 살펴본다.

황제 폐하의 뜻이 하늘과 같다

고종 황제, 단연(斷煙)하여 운동에 참여하다

대한제국의 첫 번째 황제인 고종 황제는 고민이 많은 얼굴로 신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늘 신과 땅 신, 사람 신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제사를 올리는 길례를 지내야 하는데, 온 국민이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하고 있을 때 왕실만을 위해서 차마 제사를 지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저어하시는 연유가 있으십니까?”
“금번의(곧 돌아오거나 막 지나간 차례)의 국채보상 일이 있지 않은가.”
“일에 대해 백성들의 사기가 높다 전해 들었사옵니다.”
“백성들은 국가 일에 이같이 참된 정성을 크게 일으켰는데 • • •”
“왕가에서 편안히 길례를 행사는 것은 옳지 않다.”
“허면 어찌할까요?”
“• • • 시기를 미루는 것이 좋겠구나.”

길례는 새로운 날짜 음력 7월에 열리게 되었다. 국민들이 단연(斷煙)하며 의연금을 모으는 것을 알게 된 고종 황제는 자신 또한 담배를 태우지 않기로 결심했다. 황제가 몸소 실천하며 운동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운동에 큰 반향이 일어났다. 국채보상운동에 다소 냉소적이었던 정부 대신들 또한 마음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들은 황제를 따라 금연을 하거나 의연금을 직접 기탁하기도 하며 국채보상운동의 활성화를 함께 이끌었다.

고종 황제가 운동에 참여하는 국민을 고려해 길례를 미뤘다는 기사
고종 황제가 운동에 참여하는 국민을 고려해 길례를 미뤘다는 기사 부분 확대
고종 황제가 운동에 참여하는 국민을 고려해 길례를 미뤘다는 기사 (‘황제 폐하의 뜻이 하늘과 같다’, 대한매일신보, 1907년 3월 7일자)
황제 폐하의 뜻이 하늘과 같다
친왕 전하의 길례를 음력 3월로 완전히 결정하는데, 금번의 국채보상 일에 하여 황제 폐하께서 일반 백성들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분발한 것을 훌륭하게 여기셔서,
“백성들은 국가일에 이같이 참된 정성을 크게 일으켰는데 왕가에서 편안히 길례를 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하시고, 음력 7월로 물리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