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보상운동 속 숨겨진 의인
(義人)

국채보상운동 속 숨겨진 의인(義人), 그들의 이야기를 살펴본다.

상인의 힘을 모아

온 국민이 단연(斷煙)하여 의연금을 내고 고종 황제까지 담배를 태우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전해오자 담배를 팔던 선천군 시장 상인들은 가게를 열지 않는 것이 옳다며 한목소리로 결의했다. 이들은 나라를 위한 일이라면 생업을 접는 것도 불사했다.

신문을 통해 단연(斷煙) 소식을 알게 된 여산군 자강지회 회원들은 각자의 담배를 폐기하며 운동에 참여했다. 지나가며 이 광경을 본 품팔이꾼이 이유를 묻자 국채보상운동을 위한 단연(斷煙)의 의무를 주제로 한바탕 연설을 했다. 감동한 품팔이꾼들도 단연(斷煙)을 맹세하고, 품삯을 의연금으로 내었다. 이에 군의 서기 몇 사람도 자신의 월급 몇 달 치를 의연금에 보태기도 하는 등 지역 전체가 의연했다. 고을에서 술장사하던 이는 취지를 듣고 이렇게 말했다.

금연도 좋지만, 술도 본성을 해치는 광약(狂藥)입니다.
거금이 소모되니, 몇 달 만 금주를 한다면 금연하는 비용보다 배는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 술파는 사람들도 몇 달간 영업을 정지하는 것이 국민된 의무겠죠.

자신의 생업조차 포기하면서 운동에 참여하는 이들이 많아지자 자강회원은 국채보상회를 설립하고 의연금을 거두기 시작했다.

국채보상운동을 위해 생업인 담배가게를 닫은 상인들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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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보상운동을 위해 생업인 담배가게를 닫은 상인들의 기사(‘선천군 시장 사람들이 담배장사를 그만 두다’, 대한매일신보, 1907년 3월 7일자)
선천군 시장 사람들이 담배장사를 그만두다
선천군(宣川郡) 시장 사람들이 회의하되, 국채보상을 위하여 담배를 끊는 것도 실천하겠지만 황제 폐하께서 담배를 끊으셨다 하니 나라의 백성된 자로서 더욱 매우 감격하여 눈물을 흘린다 하고, 우선 담배 가게를 하지 않는 것이 옳다 함에 한 목소리로 동맹하고 가게에서 담배 파는 것을 그만두었다고 합니다.